상속세를 신고하고 몇 달 뒤, 세무서가 돌아가신 분의 통장 몇 년 치를 놓고 하나씩 묻기 시작하는 일이 흔합니다. 신고서에 적은 부동산과 예금보다, 돌아가시기 전에 빠져나간 돈의 흐름을 먼저 보기 때문이에요. 상속세 세무조사에서 세금이 늘어나는 것도 대부분 이 이유입니다.
핵심 정리
- 상속세 세무조사에서 세무서는 피상속인 계좌에서 나간 돈의 행방을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 피상속인이 사망 전 1년간 2억원 이상, 2년간 5억원 이상 처분하거나 인출한 돈은 쓴 곳을 밝혀야 합니다.
- 사용처를 못 밝힌 돈이라도 인출액의 20%(최대 2억원)까지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가족 계좌로 간 돈이 사전증여로 정리되면 10년 치 증여가 상속세에 더해집니다.
세무서가 신고서보다 통장을 먼저 보는 이유
상속세는 신고로 끝나는 세금이 아닙니다. 유족이 신고하면 세무서가 신고 내용을 검토해 세액을 결정하고, 결정 기한은 신고기한부터 9개월입니다.
쉽게 말하면 신고서로 상속세 업무가 종료되는건 아니고 최종 세액은 세무서가 확인한 뒤에 정해진다는 뜻이에요.
신고서에서 빠진 재산은 세무서도 신고서만 봐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피상속인의 나이·직업·소득에 비해 돈의 쓰임새가 분명하지 않으면 금융재산을 한꺼번에 조회하고, 빠져나간 돈을 거꾸로 따라갑니다.
실지조사로 넘어가는 건이면 조사 시작 20일 전에 사전통지가 옵니다. 상속인이 그 20일 동안 할 일도 대부분 통장 정리예요(물론 제대로 된 세무대리인 이었으면 상속세 신고 전 10년치 거래내역이 이미 검토가 되었을겁니다)
1년 2억원, 2년 5억원을 넘으면 사용처를 묻습니다
세무서가 사용처를 묻는 근거는 상속 추정 규정입니다. 상속 추정은 쓰임새를 밝히지 못한 돈을 상속인이 물려받은 것으로 보고 상속재산에 더한다는 뜻입니다. 재산을 판 돈이나 찾은 예금이 아래 기준을 넘으면 세무서는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묻습니다.
| 기간 | 기준 금액 | 계산 단위 |
|---|---|---|
|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 2억원 이상 | 재산 종류별 |
| 상속개시일 전 2년 이내 | 5억원 이상 | 재산 종류별 |
재산 종류는 현금·예금·유가증권, 부동산과 부동산에 관한 권리, 그 밖의 재산 세 가지로 나눠 각각 계산합니다. 1년 안에 예금 1억 5천만원을 찾고 상가를 4억원에 팔았다면 둘을 합친 5억 5천만원으로 보지 않고, 상가 매각대금 4억원만 소명 대상이 돼요. 반대로 예금 인출액과 주식 매도대금은 같은 묶음이라 합쳐서 봅니다.
세무서가 용도가 분명하지 않다고 보는 경우는 정해져 있습니다.
- 돈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증빙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
- 상대방이 돈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 상대방이 가족 등 특수관계인이라 실제 지출로 보기 어려운 경우
- 그 돈으로 산 다른 재산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 피상속인의 나이·소득으로 보아 그만한 지출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현금으로 찾아 쓴 병원비·간병비·생활비가 여기서 가장 많이 쟁점이 됩니다. 실제로 쓴 돈이어도 받은 사람이 확인되지 않으면 1번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소명하지 못한 돈이 전부 과세되지는 않습니다
세무서가 사용처를 물었다고 해서 그 돈이 통째로 과세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준선은 인출액의 20%와 2억원 가운데 작은 쪽이고, 사용처를 못 밝힌 돈이 이 선 아래면 상속재산에 더하지 않습니다. 선을 넘으면 기준선만큼 덜어낸 나머지를 상속재산으로 봅니다.

가정해 보면, 인출액이 2년간 6억원일 때 6억원의 20%인 1억 2천만원이 2억원보다 작으니 이 금액이 기준선입니다. 사용처를 못 밝힌 돈이 1억원에 그치면 상속재산에 더하지 않고, 3억원이면 기준선을 덜어낸 1억 8천만원이 상속재산으로 들어가요. 그래서 상속세 세무조사에서는 큰 금액부터 소명해 기준선 아래로 내리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가족 계좌로 간 돈은 사전증여로 다툽니다
통장을 따라가 보니 돈이 상속인 계좌로 들어갔다면, 세무서는 상속 추정 대신 사전증여로 봅니다. 사전증여는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넘긴 재산을 말하고, 아래 기간 안의 증여는 상속세 계산에 다시 더해집니다.
| 받은 사람 | 상속세에 합치는 기간 |
|---|---|
| 상속인 (배우자·자녀 등) | 상속개시일 전 10년 |
| 상속인이 아닌 사람 (손자녀·사위·며느리 등) | 상속개시일 전 5년 |
그 증여를 신고하지 않았다면 증여세 본세에 무신고가산세 20%를 얹은 금액이 별도로 부과됩니다. 상속세 증가분과 따로, 과거 증여 하나하나에 증여세 고지서가 나온다는 뜻이에요.
저희 사무소가 대리한 사건 하나는 쟁점 전체가 이 사전증여 판단이었습니다. 세무서는 생전에 가족 계좌로 옮겨진 돈을 신고하지 않은 사전증여로 봤고, 가산세까지 합쳐 증여세만 3억원가량이 예상됐습니다. 이체 내역 자체는 은행 기록이라 다툴 여지가 없었어요. 저희는 돈이 언제 어디서 들어와 어디에 쓰였는지, 다시 돌아간 돈은 얼마인지를 날짜순으로 맞춘 뒤 증여로 볼 수 없는 이유를 쟁점마다 따로 붙였습니다. 세무서는 최종적으로 그 돈을 사전증여 재산에 넣지 않았습니다.
통장 기록은 바꿀 수 없어도 그 돈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결론은 설명하는 순서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자료로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는 상속세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조사 전에 상속인이 정리해 둘 것
세무조사 통지 이후에 새로 만든 서류는 소명 자료로 힘을 쓰기 어렵습니다. 세무서는 생전에 남은 기록과 사후에 만든 기록을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큰 금액 인출은 쓴 곳부터 찾습니다. 병원 진료비 내역, 간병인에게 보낸 이체, 공사 계약서처럼 상대방이 확인되는 자료가 먼저입니다. 몇 년이 지나면 상대방을 찾기 어려워지므로 신고 준비 단계에서 모아 두어야 합니다.
가족 간에 빌려준 돈은 흐름으로 증명합니다. 차용증 한 장보다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은 기록과 원금상환 기록을 준비해야 합니다. 없다면 없는 이유를 사전에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에는 단계마다 기한이 있습니다. 조사 결과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과세전적부심사는 세금이 고지되기 전에 결과가 맞는지 다시 심사해 달라는 절차예요. 세금이 고지된 뒤에는 고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이의신청·심사청구·심판청구 중 하나로 다툽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상속세 신고를 하면 모두 세무조사를 받나요
모든 건이 실지조사로 가지는 않습니다. 상속재산이 상속공제보다 적거나 서류만으로 확인되는 건은 신고 내용을 검토해 결정하고, 그렇지 않은 건이 조사 담당으로 넘어갑니다.
차용증을 지금 써도 되나요
세무조사 통지를 받은 뒤 날짜를 거슬러 쓴 차용증은 세무서가 당시에 쓴 문서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빌려준 돈이었다면 당시의 이자 지급 내역과 원금 반환 기록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다만, 사실관계 상으로 실제 차용이 맞다면(물론 여러가지 입증 증빙이 있어야 합니다) 차용증이 없어도 인정해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리
상속세 세무조사는 피상속인 통장에서 상속개시일 전 1년 2억원, 2년 5억원을 넘게 빠져나간 돈의 사용처부터 묻습니다. 소명 못 한 금액 가운데 기준선(인출액의 20%, 최대 2억원)을 넘는 몫만 상속재산에 들어갑니다. 가족 계좌로 간 돈은 사전증여로 다투게 되고, 같은 통장 기록이라도 소명하는 순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통장 기록으로 어디까지 소명이 되는지는 조사 전에 가려 두는 편이 낫고, 에이펙스 세무회계가 제공하는 세무조사·조세불복에서 그 판단을 함께 드립니다.

